অধ্যায় ১৩২: বিপদ পূর্বদিকে ঠেলে দেওয়া

পবিত্র ধার শিশু মাটি 2731শব্দ 2026-03-25 13:08:11

“황궁망, 너무 너무하네. 성검까지 인정해 놓고는 내가 나가지 못하게 하려는 속셈이잖아.”

링환은 하늘을 우러러보며 억울함에 눈물을 삼킨 채 절규했다.

“황 공, 황 노선생, 제발 자비를 베풀어 주시오. 나한테는 바깥에 조강지처들과 첩들도 있고, 삼천궁녀까지 있단 말이야. 여기서 나가지 못하면 그 여자들이 청춘을 썩히게 생겼다고!”

“썩 꺼져라!”

황궁망의 목소리가 다시 울려 퍼졌으나, 아까보다 훨씬 허전하고 힘이 없었다.

“노夫가 이곳에 남겨둔 것은 그림을 그릴 당시의 집념일 뿐, 곧 사라질 것이다. 그 그림은 아직 저 태존의 수중에 있으니, 자네가 반드시 노夫를 위해 되찾아 주게.”

이 목소리와 함께 커다란 빛의 구슬 하나가 링환 일행을 향해 내리꽂혔다.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두 사람은 동시에 바닥으로 내팽개쳐졌고, 사방으로 파문이 일렁이더니 두 사람의 형체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림 속은 다시 고요를 되찾았다.

하지만 공기 중에는 여전히 링환의 분노 어린 고함 소리가 아득하게 맴돌고 있었다.

“황궁망, 이 영감탱이, 정말 너무하잖아! 우리가 들어올 때 난 머리에 주지금(漉酒巾)까지 질끈 동여매고 있었다고!”

말이 끝나기도 전에 공중에서 푸른 베로 만든 두건이 덩그러니 흩날려 내려왔다. 지금 이 그림 속의 경계는 너무나 순수해서 주지금은커녕 사슴뿔이나 녹용 같은 세속의 물건들은 애초에 남을 리가 만무했다.

링환은 싱글벙글 웃으며 손을 뻗어 두건을 받아들고는 머리에 쓴 채 그림 속 세계 성큼 걸어나왔다. 이번 그림 속 여정은 수확이 가히 엄청났다. 영혼의 바다(魂海) 안에 있던 그림의 씨앗이 환골탈태한 것은 물론이고, 마지막에 그 빛의 구슬 덕분에 수련 경지 또한 엄청난 단계로 도약했다.

특히 전에는 엄두도 못 내고 머리를 쥐어짜게 만들었던, 이른바 ‘슈퍼 영혼인(魂生)’의 깨달음이 이 순간 빛의 구슬 에너지를 흡수함과 동시에 영문도 모른 채 진척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원래는 서로 아무런 관계도 없던 세 명의 영혼 인간 사이에 묘하고도 신비로운 연결 고리가 생겨난 듯했고, 서로 피로 맺어진 혈연적 감응마저 존재하는 것 같았다.

그에게는 만물이 훤히 꿰뚫어지는 듯한 경지의 통쾌함이 밀려왔다. 불멸의 금신(金身)을 성취하는 것은 까놓고 말해 셋의 융합을 의미했다. 그것은 영혼 인간뿐만 아니라 기술 역시 마찬가지였다. 마치 그가 이전에 마인의 거문고를 타며 글자들을 튕겨내던 것처럼, 그것은 융합의 발현이었다.

링환뿐만 아니라 인유메 역시 만만찮은 수확을 거두었다. 그녀 역시 그 빛의 구슬 에너지를 적지 않게 흡수했다. 비록 수련 경지가 전성기 상태로 완전히 회복되지는 않았으나, 본원의 영혼 힘이 몇 배로 불어났고 심지어 그 무시무시한 ‘만전천심(萬箭穿心)’마저 부릴 수 있게 되었다.

이 순간 서법 성전 안에는 수많은 별들이 언제 자취를 감췄는지 온데간데없고, 오직 하늘가에 먹구름만이 천지를 뒤덮을 듯 무겁게 내리누르고 있었다. 그 속에서는 벼락이 우르릉거리며 번개가 쉴 새 없이 교차하는 것이 마치 도가의 신선 재앙(仙劫)이 임박한 것 같았다. 하늘의 위엄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서늘하게 다가와 성전 안의 모든 생명체를 가로지르며 짓밟아 버릴 태세였다.

이러한 기괴한 이색 현상에 그림을 수거하던 베이안 핑지조차 넋을 잃었다. 그러나 찰나의 순간, 그의 표정이 벼락이라도 맞은 듯 흉포하게 일그러지며 눈에는 경악과 공포가 서렸다. 그가 기겁하며 소리 질렀다.

“안 돼! 이, 이건 서법 성도 제3경인 서법경이 우리를 배척하고 있는 거다!”

베이안 핑지의 표정이 다시 순식간에 탐욕스럽게 변하더니, 늙고 쉰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바가(야자)! 틀림없다. 본존의 기억 속에서 이 먹구름들은 서법이 세상에 나오기 전, 이 경계에 들어온 자들을 멸살하기 위한 천벌이다. 링환 그 자식들이 벌써 제3경으로 순조롭게 기어들어 갔을 줄이야.”

뼛속까지 파고드는 천벌의 위엄 앞에서 그나마 남아 있던 검은 옷의 자객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며 사시나무 떨듯 몸을 떨었다. 그들에게 있어서 서법을 탐할 경지는 까마득히 멀었고, 당장 목숨이나 부지하는 것이 최우선이었다.

베이안 핑지의 표정이 다시 뒤틀리며 겁에 질려 부르짖었다.

“태尊이시여, 이미 육신을 빼앗아 강림하셨으니 제 영혼의 의념만큼은 소멸시키지 말아 주십시오! 이 몸뚱이는 너무 약해 섭정님의 능력을 다 발휘할 수 없습니다. 이 서법 성전 안에 있는 모든 것은 원하신다면 다 가져가십시오. 기숙이 무르익으면 제가 직접 어울리는 육신을 다시 물색해 올 테니……”

이번에는 베이안 핑지가 입을 여는 모습도 보이지 않은 채, 그 늙은 목소리가 다시 메아리쳤다.

“바깥은 그림 속이 아니다. 본존의 집념이 밖으로 나가는 순간 그것은 죽음이야. 흐흐흐…… 서법 성전의 세례를 받고 다시 성천서(聖天書)의 개조를 거치면 네 육신도럭 겨우 쓸만해질 것이다.”

“하지만 베이안 핑지, 너는 안심해도 좋다. 그때가 되면 본존이 네 의념의 실낱같은 조각은 남겨두어 소멸시키지 않을 테니. 애초에 본존은 베이안 가문의 시조인데, 후손을 어찌 싹쓸이해 죽이겠느냐.”

베이안 핑지의 얼굴에 고뇌와 갈등이 스쳤고, 눈빛에는 억울함과 분노가 가득 찼으나 이미 무언가에 짓눌린 듯 말을 더 이상 잇지 못했다. 그의 몸은 이미 태존에게 완전히 지배당한 듯했다. 손을 휘젓자마자 반쯤 말려 있던 그림 두루마리가 공중으로 내던져졌고, 끔찍한 먹구름을 향해 치솟았다. 기어코 그림 두루마리로 뇌운에 대항하려는 셈이었다.

먹구름은 태존의 이러한 행동에 격분한 듯 거칠게 요동치더니, 그 속에서 하늘을 찌를 듯한 거대한 번개가 곤두박질치듯 내리꽂혔다. 이 번개는 용과 뱀이 꿈틀거리는 듯 기괴했으며, 마치 먹구름이 붓을 들어 곧게 내리쓴 글씨 같았다. 굉음과 함께 번개가 그림 두루마리를 정확히 강타했다.

거침없이 벼락을 향해 날아가던 두루마리 속에서 별나게도 링환의 특유의 비명 소리가 불쑥 튀어나왔다.

“빌어먹을! 나 잘난 척도 안 했는데 왜 벼락을 맞고 지랄이야!”

그와 동시에 그는 인유메의 작은 손을 꽉 움켜쥔 채 전력으로 ‘십보추운(十步追雲)’을 발동하여 대전의 바닥을 향해 눈부시게 질주하며 아슬아슬하게 번개의 직격탄을 피해 냈다.

‘쩌벅!’ 하는 소리와 함께 번개가 두루마리에 가로막히며 기괴하게 비틀리는 진동음을 토해냈다.

“서법 성전의 뇌운지겁(雷雲劫)이에요? 링환, 빨리 저 번개를 유심히 관찰해 봐요! 그 안에 서법의 붓놀림(筆意)이 담겨 있어서 당신의 서법 수련에 엄청난 도움이 될 거예요!”

인유메가 경악 어린 함성을 지르며 다급하게 링환을 일깨웠다.

링환에게 손을 붙잡힌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건만, 유독 이번만큼은 마음이 이토록 환희로 가득 찬 적이 없었다. 자신을 온몸으로 보호하려는 링환의 듬직한 뒷모습을 바라보며 그녀의 가슴은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지금 이 순간의 상황만 아니었다면 영원히 이대로 머물고 싶을 지경이었다.

‘무슨 좋은 일이라도 생겼나, 정력이 좋아지기라도 하는 건가?’

링환의 코끝에는 인유메의 은은한 체취가 맴돌았고, 귓가에는 다급하면서도 애끓는 당부가 들려왔다. 가슴이 쿵쾅거린 그는 베이안 핑지 무리로부터 멀찌감치 도약해 경계를 늦추지 않으면서도 고개를 번쩍 들어 하늘을 우러러보며 정말로 그 번개를 세세히 관찰하기 시작했다.

인유메의 고운 얼굴은 발갛게 상기되었고 눈매에는 정이 그득했으나, 잡힌 작은 손을 빼내지 않고 그 뜨거운 손길에 몸을 맡긴 채 하늘조차 보지 않았다. 그녀는 오직 정신을 바짝 차린 채 베이안 핑지 일당의 동향을 매섭게 주시하며 링환을 위해 철저히 호위 태세를 갖추었다.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지금의 베이안 핑지는 그 무시무시한 태존에게 몸을 빼앗겨 실력을 가늠조차 할 수 없는 상태였다. 링환이 서법을 관조하는 동안 태존의 기습을 받는 일만큼은 결단코 막아야 했다.

물론 지금의 베이안 핑지는 링환을 습격할 여유 따위 없었다. 번개가 뿜어내는 끔찍한 압박은 오롯이 그 혼자 감당해야 했기 때문이다. 애초에 그가 춘추산거도(富春山居圖) 두루마리를 통제하고 있었던 데다가, 애초에 그 왜놈들 역시 서법 성전이 배척하는 대상이었던 까닭이다.

뇌운지겁 속 번개의 위력은 과연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지독했다. 베이안 핑지가 비록 지보인 그림 두루마리로 막아섰다고 하나, 두 힘이 충돌하는 순간 억눌린 신음과 함께 몇 미터나 뒤로 밀려나더니 끝내 검붉은 피를 토하며 간신히 몸을 지탱했다.

만신창이가 된 베이안 핑지는 두루마리를 거두어들이고는 살기 등등한 눈빛으로 링환을 노려보았다. 그 눈빛에는 세월의 풍파와 탐욕이 덕지덕지 묻어났으니, 이미 태존이 베이안 핑지를 온전히 집어삼키고 육신을 통제하고 있음을 방증했다.

그림 속에 있을 때 링환이 그림의 힘을 빌려오지 않았더라면 태존이 그토록 비참한 꼴을 당하지도 않았을 것이고, 이렇게 허겁지겁 베이안 핑지의 몸을 헐겁게 빼앗을 일도 없었을 터였다. 이 비실비실한 육신보다는 차라리 링환의 몸을 빼앗는 것이 훨씬 나은 선택이었을지도 모른다.

그의 뒤에 버티고 선 검은 옷의 무사들은 당연히 이 사태가 무얼 의미하는지 알 리가 없었기에 멍한 눈빛을 지었으나, 태존이 처참하게 밀려나는 것을 보자 더욱더 두려운 기색을 내비쳤다.

태존이 뒷걸음질 치는 그 찰나, 뇌운지겁이 요동치더니 굵고 시퍼런 번개가 천둥소리와 함께 웅장한 형체를 갖추며 태존 일당을 향해 사정없이 내리꽂혔다.

링환의 두 눈이 매섭게 좁아졌다. 그의 눈에 비친 그 번개는 수천만 갈래의 가느다란 번개들이 응축되어 이루어진 것이었다. 그 가느다란 번개들 속에는 웅장하고도 거침없는 붓의 의지가 담겨 있었는데, 어떤 것은 훌훌 날아가는 듯했고, 어떤 것은 둥글고 원만했으며, 어떤 것은 굳세고 힘찼고, 또 어떤 것은 수려하기 그지없었다.

이토록 기괴하고 장엄한 광경에 링환은 순식간에 매료되어 묵묵히 그 붓놀림을 흉내 내기 시작했다. 글자의 뜻과 서법에 대한 깨달음은 찰나의 순간에 범인이 감히 도달할 수 없는 경지로 치솟았다.

영혼의 바다 속에 있던 영혼의 책이 감응이라도 한 듯 두 눈에서 황금빛이 찬란하게 뿜어져 나왔고, 두 손이 펄뜩이며 움직였다. 커다란 손은 붓이 되고 영혼의 힘은 먹물이 되어 영혼의 바다 하늘가에는 영혼의 힘으로 이루어진, 각양각색의 글자 자취들이 나타났다. 그것은 마치 가느다란 번개들이 품은 붓놀림과 정확히 일치했다.

영혼의 책이 구사하는 수법은 처음에는 다소 서툴렀으나 이내 물 흐르듯 자유자재로 변모하더니, 마지막에는 용과 뱀이 춤을 추듯 대가의 풍모를 여실히 드러내었다. 그것이야말로 진정 링환이 창조해 낸 경필 서법(硬筆書法)이었다.

이 순간 이 경필 서법은 링환의 마음속에서 완전히 융화되어 일가견을 이루었고, 오로지 그 자신만의 온전한 소유인 독창적인 서법으로 거듭났다. 훗날 이 서법이 그의 손에서 펼쳐진다면 틀림없이 천지를 진동시킬 만한 찬란한 빛을 발하게 될 터였다.

태존은 눈앞의 그 숨이 턱 막히는 끔찍한 굵은 번개가 순식간에 코앞까지 닥쳐오는 것을 보자, 눈동자에 음독한 기색이 서렸다. 그는 몸을 바들바들 떨며 갑자기 움직여 링환이 있는 방향을 향해 미친 듯이 질주했다. 화를 남에게 떠넘겨 그 재앙을 링환 일행의 머리통 위에 뒤집어씌우려는 속셈이었다.